
- 제목
- 중국발 조류독감
- 등록일
- 2013.05.21
- 조회수
- 6284
- 카테고리
- 광명성애병원
[중국발 조류독감]
광명성애병원 신장내과 김경욱
바이러스는 진화한다. 그 녀석들은 변이와 재편성을 지속하며 숙주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선사하며, 인류가 새로운 무기를 꺼내 들면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를 준비한다. 이러한 전쟁은 100여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1900년대 초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조류독감이 보고되었으며, 세계 제 1차 대전중인 1918년 대규모 군인들이 이동하면서 악명 높은 “스페인 독감”이 퍼져 나갔고, 전 세계 약 5억 명이 감염되어 5천만~1억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원인이 독감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5년이나 지난 1933년이었다. 이후 돼지 독감 등을 알아내었고, 1997년이 되어서야 사람, 돼지, 조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서열이 유사함을 알게 되었다.
조류독감(Avian Influenza, AI)은 조류가 걸리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조류독감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다. 이 인플루엔자는 종을 넘어 적응할 수 있고, 특히 사람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최근에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주류독감은 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의 세가지 종이 있다)의 변형인 H5N1 바이러스이다(지난 2009년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는 H1N1 이다). 이것은 저병원성과 고병원성으로 나누어지는데, 고병원성의 경우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지난 3월 4일 새로운 변종인 H7N9 바이러스 감염자가 중국 상하이의 안후이성에서 사망하였다. H7N9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였다.
지난 5월초까지 감염환자는 중국 본토의 2개 시와 8개 성, 타이완을 합쳐 총 129명이며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었다.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당국은 살아있는 가금류를 취급하는 식재료 시장을 폐쇄하는 등 조치를 하였고 이는 식재료 시장에서 조류에서 사람으로 전염되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결과가 공표된 때문이나, 각지로 급속히 확대되는 경로 등은 판명되지 않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두 번의 세계대전의 희생자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바이러스가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사람들의 이동이 매우 활발한 지금 세계로 퍼진다면 20억 명이 넘는 인구가 감염되고 1억8천만~3억6천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바이러스의 변이 및 유전자 재편성이 일어날 가능성은 커지면 커졌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므로, 조만간 큰 여파를 미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대공습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분명한 것은, 1918년 이후 한 세기를 거치는 동안 우리는 위험을 끼칠 수 있는 바이러스의 변이양상을 추적 감시해왔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경고를 발령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었으며, 유전체를 분석하여 새로운 예방수단과 치료제를 개발할 능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이다. 언제 재앙이 닥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막상 발생했을 때는 조기에 인간끼리의 전파를 억제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런 조치가 더 효과를 발휘하려면 인간보건 분야보다 소홀히 인식되는 가축보건 분야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세계 각국의 공조체제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
2013.5.
조류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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